임성빈 총장 강연-“교회, 자연 돌보는 청지기 직분 제대로 수행 못하고 탐욕스러워서”

▲ 예장통합 교단이 주최한 코로나19 한국교회 대토론회에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참석했다.

예장통합(총회장 김태영)이 마련한 ‘코로나19 이후의 한국교회’라는 대토론회에서 세 번째 강연자로 나선 임성빈 총장(장로회신학대학교)은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이라는 발제를 통해 1755년 11월 1일 포르투갈 리스본의 대지진으로 3~4만 명이 사망했을 때 인과응보적인 관점에서 보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리스본은 유럽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독실한 가톨릭 신앙을 가진, 가장 기독교적인 도시였는데, 리스본 대지진 재난은 기독교 사회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예수회는 타락을 염려해 라틴어 교육을 고집, 유럽 대부분이 새로운 인본주의 사상과 종교개혁 사상을 흡수하며 급격한 변화를 겪는 동안 포르투갈은 오히려 중세시대로 회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리스본처럼 코로나19는 오늘날 한국 사회와 교회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임 총장은 분석했다.  전통 종교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악을 조장하는 이단, 공적 책무를 방기한 기독교, 전통적인 운영방식을 탈피하지 못하는 교회, 생태계의 교란을 가지고 온 탐욕적 사회, 물질주의에 함몰된 자본주의 등 수면 아래 감춰 져서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평범한 대중에게도 드러났다고 보는 것이다.

“이 사회변동 시대에 성찰은 또 다른 성찰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며, 신학과 교회는 인간과 사회, 자연을 아우르는 성찰을 통해 서 새로운 실천적 응답을 모색할 수 있다.”

임 총장은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의 교회 지향점을 몇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를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제시했다. 이 둘은 동시에 행해져야 하는 것이며, 신앙이 성숙해질수록 그 이웃의 범위는 넓어지게 되고, 창조주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이심을 고백하게 됨과 동시에 피조 세계를 포함한 이 세상이 하나님의 나라에 속함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신앙인에게 이웃이 단절되거나 무관한 존재가 아니라 ‘나’의 생명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했다. 이웃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성찰을 토대로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교회는 신앙인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사랑하시고 구원받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깊이 깨닫고 복음의 삶을 살아가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임 총장은 강조했다.

“나를 신앙인으로 부르신 이유, 나와 너를 교회로 함께 존재하도록 부르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교회가 교회됨은 신앙인들이 부르심의 목적을 다시금 깨닫고 신앙인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도록 양육할 때, 비로소 회복될 것이다.”

둘째는 하나님 나라 중심의 세계관과 가치체계에 대한 신앙을 제시했다. 왜 박쥐에 서식하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됐는지 임 총장은 반문하면서 “인간이 박쥐에게 다가갔기 때문”이라며 “하나님께 허락받은 것 이상을 욕망하는 인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분별 하게 자연을 이용하고 탐욕스럽게 피조세계의 질서를 파괴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인간의 욕망이 필요를 압도하자 자연과의 관계가 뒤틀리며 재난이 일어났고, 재난은 다시 사회 전체를 뒤틀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교회는 개인주의와 물질주의를 넘어서는 하나님 나라 중심의 세계관과 가치체계에 대한 신앙을 명확하게 세워가도록 힘써야 한다.”

셋째는 고통의 현실 속에 고난당하는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하나님의 일을 행하는 신앙을 강조했다. 마스크 한 장으로 인하여 사회가 혼란스러워지고, 주일 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하느냐는 주제가 교회만이 아니라 사회적 논쟁거리가 되는 일상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오늘의 재난은 개인과 우리 사회와 세계의 민낯뿐만 아니라 교회의 부끄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그 민낯의 많은 부분은 우리의 무지와 죄성이 악의 권세 앞에 발현된 것이라고 임 총장은 해석했다.

넷째로, 철학과 사회과학, 정치와 언론 등 일반은총의 영역에 대한 관심을 제시했다. 하나님은 세상의 창조주이시자 구속주이시므로, 우리는 신학뿐만 아니라 철학과 사회/자연과학, 정치와 언론 영역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모든 영역이 죄로 인하여 뒤틀려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동시에 하나님 나라와 의를 위하여 회복되어야 할 하나님 나라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임 총장은 “리스본 대지진 당시 종교가 범하였던 우를 반복하여서는 안 될 것”을 언급하면서 “철학, 사회과학과 자연과학, 언론과 정치 모두 일반은총의 영역에서 나름의 역할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 역시 자신들의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 욕과 이생의 자랑’을 위하여 하나님의 나라와 어긋나는 세계관과 가치를 생산하며 반생명적 문화를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고, 제어하도록 힘써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기 위해서 교회는 신앙인들이 세상 안 에서 더욱 책임적 삶을 살 수 있도록 격려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총장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우리는 ‘위험한’ 위기사회로 진입했다”고 내다봤다. 그런만큼 포스트 코로나 교회는, ‘안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교회는 안전만을 추구하는 교회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교회는 십자가와 십자가를 위한 여정을 걸어가는 예수 그리스도를 좇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이라며, 그 근거로 “십자가도 위험하고, 예수님의 가르침도 위험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삶도 결코 세상의 안전함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세상 안에 속하여 사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 세상에 속한 삶이 아니었다. 교회는 안전한 곳이어야 하며 동시에 세상의 안전함을 넘어서 위험한 교회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안전한 교회와 복음적인 삶, 즉 세상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한 신앙의 여정을 감당할 수 있는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우리 신앙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더욱 신앙인다운 신앙인이 되어야 함을 기억하자.”

안전하지만 위험한 교회는, 오로지 말씀 위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무엇보다 앞세우는 교인들, 복음의 공공성과 차별성을 삶으로 실천하는 교인들이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과정에서 오는 결과라고 강조한 임 총장은 교회로서의 본질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것이 절실함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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