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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디지털 세계가 신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건 아닌가

기사승인 [1719호] 2020.05.20  23: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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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석학 5명-예측하기 힘든 ‘부의 미래’ 웃음 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이유

어떤 물음에도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친절하게 답해주는 구글에 목사든 신부든 랍비든, 친구든 가족이든 구글을 향한 신뢰를 따라가지 못한다… 아무 제재 없이 엄청난 힘을 가진 ‘괴물’로 성장해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가파,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데도 점이 큰 문제

 

   
▲ <초예측 부의 미래>유발 하라리 외 4명 지음/
신희원 옮김/웅진지식하우스

‘세계 석학 5인이 말하는 기술·자본·문명의 대전환’이란 부제에서 보더라도, 이 책은 위기에 직면한 현 인류가 미래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세계 석학 5명이 그 물음에 얘기해주고 있다. 세계화, 글로벌시대라고 하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 외로움은 커져가고 빈곤계층과 소외되는 이들은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1장 ‘현대 자본주의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답하는데, 그는 ‘자본주의는 종교’로 보기도 한다. 더 많이 갖는 것이 정의와 자유, 행복을 증진시키고 골치 아픈 딜레마를 해결해줄 거라고 말하는 자본주의, 그런 자본주의의 규범과 가치를 숭배한다면 충분히 종교라고 부를 수 있다는 논리다. 스스로 욕망에서 벗어나도록 불교에서는 명상법, 기독교에서는 설교가 개인 수준에서는 효과적이었을지언정 공동체 규모에서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인간의 욕망이 끊임없이 분출하고 팽창하는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는 것이다.

21세기는 인공지능, 기계학습, 빅데이터, 알고리즘 같은 기술들이 중앙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처리해 정확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일을 가능하고 있고, ‘감시 자본주의’(디지털 감시 기술이 노동자 및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 분석해 모은 데이터로 수익 창출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계속된다면 결국 자유 시장은 소멸하게 될 것이라고 유발 하라리는 전망한다.

또 인간이 해야 할 일을 인공지능, 로봇이 대신할 수도 있다. 그런 시대가 오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일’이 아니라 ‘인간’일 것이라고, 그럴 때 남아도는 시간에 인간은 삶의 기쁨과 의미를 일 대신 예술, 스포츠, 종교, 명상, 인간관계, 공동체 등에서 충족시키는 모델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이 없는 세계를 대비해야 하는데, 보편적인 경제 안전망을 통해 최소한의 생활 수준을 지탱해주는 방안 등을 마련하지 않고 모든 것을 시장의 힘에 맡겨두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견한다. 기술 자체가 나쁘지 않지만 우리가 그 노예로 봉사하게 둬서는 안 되고 인간을 위해 기술을 봉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제시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유전자 조작 기술, 자율 무기 체계 같은 위험한 기술 개발을 규제해야 하고, 개인 수준에서도 가령 스마트폰이 자신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하고 자신의 존재와 삶에 대한 통제권을 알고리즘에 쉽사리 넘겨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2장 ‘거대 디지털 기업들은 세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ㅇ <플랫폼 제국의 미래>의 저자이자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인 스콧 갤러웨이가 답한다. Google, Apple, Facebook, Amazon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미국 네트워크 플랫폼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IT 기업인 ‘가파(GAFA)’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가파가 인간의 기본적이고 본능적인 욕구, 즉 구글은 신, 애플은 섹스, 페이스북은 사랑, 아마존은 소비를 향한 욕구에 호소함으로써 대성공을 거두었다며, “구글은 현대판 신”이라고 표현한다. 어떤 질문을 던지든 구글은 답을 주고, 어떤 물음에도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친절하게 답해주는 이런 구글에 목사든 신부든 랍비든, 친구든 가족이든 구글을 향한 신뢰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무 제재 없이 엄청난 힘을 가진 ‘괴물’로 성장해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는 가파를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데도 아무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제 사람들은 신 대신 IT 업계 창업자들을 우러러봅니다. 그중에서도 열광적인 신자들을 거느린 사람이 바로 스티브 잡스(애플 공동창업자)입니다. 추종자들은 혁신을 종교로, 애플을 교회로 삼고, 아이폰을 성물인 양 모시면서 잡스를 새로운 예수 그리스도처럼 숭배합니다…이런 세속적 숭배는 매우 위험합니다. 그는 실제로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고, 애플은 여러 부정을 저질렀지만 비판과 구속 처분을 모두 피해갔습니다.”

이 책은 이외에도 암호화폐 선구자로 1세대 암호화폐 비트코인과 2세대 이더리움의 뒤를 잇는 3세대 카르다노의 개발자 찰스 호스킨슨, 201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장 티롤, 28세 나이로 독일 본대학 교수로 임용된 천재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 등에게 암호화화폐, 좋은 사회 만드는 새로운 경제학, 탈진실 시대에 가치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듣는다.

기독교인들도 모두 이런 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어쩌면 변화무쌍한 시대를 따라가느라 버거운 현대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오늘과 내일을 예측하기 어려운 속에서 어떻게 ‘그 나라와 의’를 이뤄갈 수 있을지, 5명의 전문가 얘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양승록 기자 dsr123@daum.net

<저작권자 © 들소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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