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병인
고병인가족상담연구소 소장

부모 되기의 특징적 과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첫째, 자녀의 출생을 계기로 가족이 하나의 실질적인 가족단위를 만들어 간다는 사실이다. 부부만의 단계에 비교하여 자녀를 포함한 가족은 하나의 집단 내지 체계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것이다.

둘째, 자녀들은 위한 심리적 물리적 공간을 만들어 갈 때 부부관계의 적응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된다. 발달적 상호작용이라는 점에서 나타난 자녀의 성장, 그것에 대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응, 부모와의 변화가 생긴다. 예를 들면, 부부가 원만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자녀와 부모 사시에 건전한 세대경계를 형성하여 성역할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촉진한다. 따라서 부부로서 바람직한 친밀함과 결합관계를 가진 남편과 아내가 자녀의 출현에 대하여 어떻게 유연한 적응력을 발휘하는가가 중요하다. 어떤 경우는 부부 사이에 원만한 정서적인 관계가 성립되어 안정되어 있던 두 사람이 자녀의 출현으로 인해 그들의 상호관계를 상실하여 갈등적인 관계에 빠지는 경우도 생긴다. 때로는 서로에게 불안과 불만을 가지고 있던 부부가 자녀의 출생에 의하여 자녀를 두 사람의 중개자로 사용함으로써 표면적인 안전을 시도하는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셋째, 남편과 아내가 부모가 되는 것은, 또는 부모로서의 역할에 적응하는 것이 과제이다. 현대에는 실질적으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에 적응하지 못한 부모에 의해 자녀가 잘못 길러진다든지 더 심한 경우 자녀 학대가 발생하여 가족상담의 과제가 되기도 한다.

넷째, 부모 또는 조부모의 역할을 포함한 확대가족과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부부는 어느 가족에도 소속되지 않은 어른 단계로 자신들의 원가족으로부터 분화하여 자립하게 된다. 분화에 대하여 창세기 2장 24절에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 곁을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 지로다”고 명령하고 있다. 부모는 자녀를 떠나보내야 하고 자녀들은 부모 곁을 떠나야만 부부단위의 정체감을 확립할 수 있음을 창세기는 밝히고 있다. 분화(떠남)가 이루어질 때 남편과 아내가 결혼을 함으로써 부부가 하나의 단위로서 결합하는 구심력이 보다 강해진다. 출산을 통해 부모가 되어가는 단계에서는 오히려 그러나 자녀가 태어나 아이를 양육해 가는 과정은 각각의 조부모에게 손자관계를 통해 확대가족의 관계가 시작된다. 또한 이러한 과정으로서 부모와 조부모의 역할이 증대되는 확대가족의 관계발전은 자녀양육과 성장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경제, 편리성 등의 이유로 조부모에게 아이의 양육을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사항이기도 하다. 조부모의 양육을 빌미로 조부모와 동거, 조부모 집 근처로 이사를 경우가 많은데 이는 창세기의 “떠남”에 위배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조부모와의 경계선이 모호해져 분화가 아닌 밀착의 형태로 조부모를 포함한 원가족과의 경계선이 모호해져 부부의 정체감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다섯째, 첫아이 또는 계속해서 자녀가 유치원, 학교 등으로 진학하는데 따른 사회화의 발달이다. 이러한 발달과 함께 가족의 지역 또는 학교와의 교류가 시작되어 자녀가 학교에 입학함으로써 자녀에는 친구관계를 형성하여 자립할 수 있는 과제가 요구된다. 그리고 부모와 자녀모두가 좀 더 사회화된 이상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단계는 가족이 보다 가족답게 전개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여섯째, 이 가족생활 발달주기단계에서 모성 양육박탈, 부성부재 증후군, 아동학대 가정과 이와 대조적으로 여가이용에서부터 식사, 가정경제 배분, 주거 등 모든 면에서 철저히 자녀위주의 생활을 하는 자녀중심의 가족이 생기기도 한다. 한편, 자녀의 건강에 지나치게 관심을 가져 심리적인 어려움을 유발하거나 여러 가지 가족 내의 갈등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자녀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모든 것을 자녀위주로 생활하는 것은 오히려 자녀를 희생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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