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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이제라도 내려놓음이 있다면!

기사승인 [1704호] 2019.09.30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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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성교회 세습 길 터준 배경, 향후 과제

김삼환 목사 “갈 데가 없다. 잘 품어주시고, 총회와 여러 어른들 섬길 수 있는 일에 긍휼을 베풀어주시기 바란다”

   
▲ 수습위원장 채영남 목사가 김삼환 목사에게 발언권을 주자고 제안했다.
   
▲ 의장 김태영 총회장이 김삼환 목사에게 발언권을 주자, 총대들에게 긍휼을 베풀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예장통합 104회 총회가 열리기 전부터 어떻게든 명성교회 문제를 일단락지어야 한다는 분위기는 강해보였다. 그러나 막강한 힘을 가지고 교단 안팎을 흔들어대는 명성교회가 물러서지 않으니 총대들이 변칙적인 수습안을 받아들인 형국이 됐다.
 

김삼환 목사, 읍소

총회 둘째날인 9월 24일 서울동남노회수습전권위원장 채영남 목사는 명성교회를 해결하기 위한 서울동남노회 사태를 보고하면서 “명성교회가 교단의 자랑거리요 큰 힘이 아니었나. 그런데 못된 교회 목사로 전락돼 버렸다”며 “양측 모두 일리 있고, 동의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운을 뗐다. 위원장으로서 법대로 사안을 처리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채영남 위원장은 “(명성교회 세습 찬성파와 반대파가) 법으로 싸웠다 이겼다 하는 상황”이라면서 영적으로 흑암의 권세가 집어삼키는 환상을 보고 안 되겠다, 끝내야겠다, 이번 총회에서는 명성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위원장직을 맡았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총대) 얘기를 들어보니 이번 회기에 풀어야한다는 것이 다수의 분위기임을 읽었다면서 김삼환 원로목사가 인사하면 어떻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모시게 됐다며 김삼환 목사에게 발언권을 주자는 운을 띄우자 신임 총회장인 김태영 의장은 “증경총회장은 발언권이 있다”라며 인사의 시간을 부여했다.

총대들 앞에 선 김삼환 목사는 “교회로 인해 많은 기도와 어려움 아픔, 사랑, 기다려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 드린다”며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매를 맞을 때 피가 나자 한순간에 노를 멈추고 피를 닦아 준 이야기를 꺼내며 “그 아버지의 마음을 평생 가슴에 안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목사는 “우리총회가 저에 대해, 교회에 대해 하신 일이 정말 좋은 일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인정하면서 이로 인해 언론, 방송, 한 방송이 때려도 엄청나다. 저희들은 101, 102회 총회 뜻 따라서 한 일인데, 아픔 준 것에 대해 이해 구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합동 측에서는 없는 법도 만들어서 교회를 살리고 목사를 살려주셨다. 이번 총회에서 부족한 거 반성하고 형님같이 부모님같이 앞으로 잘 섬길 수 있도록 잘 품어주셨으면 한다”며 “어떤 분들은 명성교회 나가라 하지만 갈 데가 없다. 그래서 잘 품어주시고, 총회와 여러 어른들 섬길 수 있는 일에 긍휼을 베풀어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총회장을 지낸 수습위원장 채영남 목사는 104회 총회를 앞두고 김삼환 원로목사를 직접 만나 총회에 사과의 뜻을 밝혀 달라고 요청하면서, 총회 차원에서 명성교회가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중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김삼환 목사는 총회 하루 전날 9월 22일에 입장문을 발표했고, 이날 총회 석상에 직접 나와서 읍소한 것이다.

3년 여 동안 명성교회 문제로 시달려 온 총대들은 ‘명성교회 세습은 법 원칙에 어긋난다’는 인식보다는 ‘이번 총회에서 마무리 해 더 이상 이 문제로 교단 안팎에 오르내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는데 김삼환 목사가 총대들 앞에서 낮은 자세로 감정에 호소하자 많은 이들이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날 수습안을 들고 나와 결의하는 데 있어서도 분위기는 명성교회 쪽으로 흘렀다. 채영남 수습위원장은 수습안을 공개하기 전에 “만족할 만한 수습안이 나왔으니 웬만하면 박수로 받아 달라. 다시 명성 문제를 가지고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의장인 김태영 총회장도 “양측이 100% 만족할 수 없지만 통과시켜주기 바란다. 더 이상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고 말했다.
결의할 때도 무기명비밀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부결되고 거수로 진행됐다. 비밀투표로 자신의 소신을 더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길도 차단한 것이다.
 

명성교회 손 들어 준 파장, 향후 과제

이번 총회 결정으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는 위임직을 내려놓게 됐지만 다시 위임목사로 가도록 해놓았다. 그리고 명성교회의 세습허용 결의에 대해 법적 대응을 일체 하지 못하도록 명시해 놓았다.

명성교회로서는 손해 볼 소지가 전혀 없다. 여론을 잠재울 수 있기를 바라는 총대들의 염원도 이뤄졌다. 그러나 교단의 법이 무너져버렸다.

통합 총회가 세습방지법안을 제정한 것은 2013년, 김삼환 목사가 후임을 결정하지 않고 교단법에 따라 은퇴한 것은 2015년 12월. 그 어간에 세습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명성교회는 2017년 11월 김하나 목사가 명성교회 위임목사로 부임했다. 교단의 세습방지법이 있는데도 말이다.

이때부터 교단 안팎에서는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져갔다. 교단 내에서는 김하나 청빙결의 무효소송이 제기됐지만 지난해 8월 교단 재판국은 청빙 결의가 적접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교단 헌법은 ‘은퇴하는’ 목회자의 세습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지 이미 ‘은퇴한’ 목사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말 장난’인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다 끝날 것이라는 명성교회 측의 생각은 틀렸다. 한 달 뒤 열린 103회 교단 정기총회에서 총대들은 잘못된 재판국의 결정을 채택하지 않고, 재판국 전원을 교체했다. 명성교회가 이를 받아들였어야 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수습위원회가 나서서 오히려 명성교회 측 입장으로 끌고 갔다. 그러자 새 재판국은 지난 8월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가 무효라고 결론 내렸다.

상식적으로라면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이 재판국 보고를 받고 명성교회 문제를 일단락시키면 되는 문제였다. 그러나 명성교회는 여전히 물러설 기미가 없고, 이 일을 해결하겠다고 나서는 이들 역시 오히려 명성교회 측을 비호했다.

이런 상황이 되자 피곤해진 총대들은 더 이상 명성교회 문제로 일반 여론에 교회 이미지가 더 이상 나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서 법 수호를 포기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됨으로써 통합 교단은 법보다 맘몬, 권력에 굴복한 교단으로 전락, 역사를 후퇴시키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부분이 아마도 역사적으로 볼 때 교단에 수치스러움으로 기억될 소지가 있는 것이다.

‘말씀으로 교회를 새롭게 하겠다’는 통합 교단의 주제는 이번 사건으로 철저히 무너졌다. 말씀으로가 아닌 ‘돈, 힘’이 교단의 법 위에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명성교회 사태로 인해 사회적으로는 ‘교회도 역시 돈이 지배하는구나, 그렇다면 교회가 무슨 교회나’는 인식이 팽배하다. 네티즌들의 댓글은 입에도 담기 힘든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명성교회를 지키기 위해 김삼환 목사는 하나님의 뜻을 포기했다는 얘기가 설득력이 있는 이유다.

한편 ‘전도’에 전심을 다하고 있는 교회들에게 앞으로 더 타격이 될 듯 싶다. 하나님의 뜻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공동체라고 해도 전도하기가 쉽지 않은 판에 사회집단처럼 돈에 휘둘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이들이 교회를 찾아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총회 결정은 났으니 다시 번복될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사태를 통해 교훈도 얻지 않는다면 너무나 비참할 것이다.

안산의 한 목회자는 “이번 결정을 보고 나도 불법을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지 말고 불법을 행하니 저렇게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물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단초를 제공했던 명성교회 역시 피나는 노력으로 다시 태어나 하나님의 공동체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성북구의 한 목회자는 “명성타운이라고 불릴 정도로 몸집이 커진 것이 이번 사태의 중요 부분이다. 건강한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 먼저 교회를 분립개척하고, 교회가 소유하고 있는 재산들을 매각해 이웃과 사회, 선교에 환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명성교회는 희망이 없다”고 강조한다.

과연 천국을 소망하며 ‘머슴 목회’를 철학으로 삼았던 김삼환 목사가 초심으로 돌아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일을 해낼 수 있을까. 하나님이 바로 앞에 계시다고 생각하면서(코람데오)….

양승록 기자 dsr123@daum.net

<저작권자 © 들소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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