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기의 관료인 이수광은 독서의 실천을 강조한다. “매일 하루에 읽을 독서량을 정하고 실천을 꾸준히 하면 스스로 얻는 게 있다”라고 했다.

 

▲ 송광택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

조선의 선비들은 왜 독서를 그렇게 중요시했을까? 조선후기의 문신인 권양은 말하기를 “나는 어린 시절에 궁색했고 사람들이 나를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여겼다. 행동도 느리고 두뇌도 뛰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자주 놀림감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분노하고 죽음을 각오한 결심을 통해 공부에 힘썼다”고 했다. 임진왜란 때 선조임금을 도와 전란을 극복한 서애 유성룡은 아들에게 글을 주며 이렇게 당부한다. “목숨을 걸고 공부하라.”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책을 읽었을까? 허균은 말한다. “뜻을 세우고 책을 읽어라” 그는 독서를 3단계로 나눴다. 먼저 책을 읽고, 그 중에서 좋은 문장을 메모했다. 다음에 메모된 것을 내용별로 분류해 책을 만들었다. 지금의 책을 쓰는 방법과 다르지 않다. 율곡 이이는 뜻을 세워 책을 읽되 활쏘기나 거문고와 같은 취미생활도 병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

조선 정조 때 문장가인 홍길주는 “많이 읽되 핵심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책 한권은 대략 70~80면 쯤 된다. 여기에서 핵심을 뽑아내면 10여 면에 불과한데 어떤 이는 처음부터 다 읽지만 핵심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오직 깨달음 있는 자가 핵심을 알고 전부 읽은 사람보다 몇 배의 보람을 알게 된다. 이런 까닭에 남들이 두 세권 읽을 적에 나는 백 권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중기의 관료인 이수광은 독서의 실천을 강조한다. “매일 하루에 읽을 독서량을 정하고 실천을 꾸준히 하면 스스로 얻는 게 있다”라고 했다. 실제 이수광은 모범적인 독서를 통해 좋은 글을 삶의 일부로 만들었다. 그는 <지봉유설>을 쓰기 위해 348개의 서적을 인용했다.

조선 중기 학자 임성주는 새벽에 일어나면 자리에 누운 채로 <논어> 본문 한 편을 속으로 외웠다. 아침에 일어나 다시 앞서 외운 <논어>의 내용 중에 뜻이 분명치 않은 곳을 자세히 살폈다. 그는 여러 책을 자세히 따져가며 읽고, 몇 장씩 공책에 베껴 썼다고 한다. 읽다가 피곤해지면 눈을 감고 고요히 앉아 외웠다. 또 매일 밤마다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한데 합쳐서 외우고, 날마다 읽은 내용도 되풀이해서 음미했다.

연암 박지원 선생은 “책 읽는 방법은 날마다 일과를 정해서 읽는 것 보다 더 좋은 것이 없고, 읽다 말다 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없다. 많이 읽으려고 욕심을 내지도 말고, 빨리 읽어 치우려 하지도 말아라. 몇 줄씩 읽을지 정하고 횟수도 제한해서 날마다 꾸준히 읽어야 한다”고 했다.

조선 후기 대제학을 지낸 홍석주는 “한 권 책을 읽을 만큼 길게 한가한 때를 기다린 뒤에야 책을 펼친다면 평생가도 책을 읽을 만한 날은 없다. 비록 아주 바쁜 중에도 한 글자를 읽을 만한 틈만 있으면 문득 한 글자라도 읽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은 철저하게 공부하고 독서를 했다. 조선 선비들은 본받을만한 모범을 후손들에게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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